늘 걷던 동네길이었어요.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옆을 보니… 세상에! 꽃들이 조용히, 당연하다는 듯이 피어나고 있었어요.
장미도, 선인장도, 이름 모를 풀꽃들까지. 누가 심지 않았어도 정원처럼 어우러져 있는 풍경. 화려하진 않지만, 순간순간 제 발걸음을 멈추게 했던 LA의 5월이었습니다.
"이곳은 왜 이렇게 쉽게, 다양하게 꽃이 피는 걸까?"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나무에도 꽃이 한창인 이곳. 무엇이 다를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 LA에서 꽃이 특별히 많이 피어나는 이유
1. 기후의 마법 - 지중해성 기후의 힘!
여름엔 덥고 건조, 겨울엔 따뜻하고 촉촉
선인장, 다육이, 유칼립투스처럼 물 없어도 피어나는 꽃들에게 완벽한 조건
일 년 내내 온화해서 꽃이 피는 시즌이 길어요
2. 토양의 비밀 - 물 빠짐이 최고!
모래와 점토가 섞여 배수가 잘 됨
뿌리가 썩지 않으니, 식물들이 더 건강하게 자람
캘리포니아 토양은 미네랄도 풍부해서 꽃색이 선명해요
3. 문화와 정책 - 드라이 가든의 도시
물 절약을 위한 잔디 대신 토착식물 권장 정책
캘리포니아는 아예 정부가 보조금을 주며 장려
그래서 골목마다 작은 다육 정원, 선인장 화단이 가득
주민들도 물 적게 쓰는 예쁜 정원을 선호하게 됐어요
4. 나무도 꽃을 피운다 - 한국과 다른 풍경
자카란다처럼 나무 자체가 보랏빛 꽃을 품고
그레빌레아(Grevillea) 같은 호주계 식물도 나무 + 꽃을 함께 선물
트럼펫 바인(Trumpet Vine), 부겐빌레아까지... 담장과 나무가 꽃으로 덮여요
트위닝 스타 자스민 (Trachelospermum jasminoides)
흔히 스타 자스민(Star Jasmine)이라고 부르며, 담장을 따라 자라는 향기로운 흰색 꽃입니다.아이오니움(에오니움) – Aeonium arboreum
노란 꽃을 피운 다육식물로, 잎이 장미처럼 겹겹이 말려 있고 봄~초여름에 꽃대를 뽑아 올려 개화합니다란타나 (Lantana camara)
붉은색, 주황색, 노란색이 어우러진 작은 꽃다발 형태의 꽃. LA의 길거리나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어요.옵투니아 선인장 (Opuntia spp.) – 일명 선인장 무화과 (Prickly Pear Cactus)
노란색 또는 연분홍 꽃이 피며, 두꺼운 납작한 가시 달린 줄기가 특징입니다.자카란다 (Jacaranda mimosifolia)
보라색 꽃이 나무 전체를 덮는 듯 피는, LA의 5~6월을 상징하는 나무입니다.핑크 프림로즈 (Pink Evening Primrose / Oenothera speciosa)
연분홍색 꽃으로 땅을 덮듯 자라며, 봄부터 초여름까지 자주 볼 수 있습니다.캘리포니아 양귀비 (California Poppy / Eschscholzia californica)
캘리포니아의 주화(State flower)로 유명한 선명한 주황빛의 꽃입니다.Agave attenuata
🌱 아가베 아테누아타 (Fox Tail Agave)
긴 곡선형 꽃대가 뻗어 있는 다육식물.
Assorted Succulents & Columnar Cacti
🌵 선인장 (Columnar Cactus류), 알로에, 아가베 등 다양한 다육식물 조합.💜 멕시칸 부시 세이지 (Mexican Bush Sage)
🌼 아프리칸 데이지 (African Daisy, Osteospermum)
Anigozanthos
❤️ 캥거루 포 (Kangaroo Paw)
호주 원산, 관상용으로 인기가 높은 독특한 형태의 꽃.
Grevillea 'Long John' or 'Moonlight'
🌸 그레빌레아 (Grevillea)
얇은 잎과 붉은 꽃이 피는 호주계 관목.
❤️ 제라늄 (Geranium)
🌿 알로에 아르보레센스 (Aloe arborescens) – 붉은 꽃이 피는 알로에 종류.장미 (Rose, Rosa spp.)
전형적인 덩굴 장미 또는 덤불 장미(Bush Rose)로 보이며, 벽 아래에서 풍성하게 피어난 분홍색과 진한 핑크색 꽃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LA의 따뜻한 날씨에서 봄~초여름까지 가장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스타 자스민 (Trachelospermum jasminoides)
담장 덮으며 피어난 하얀 별 모양 꽃이 특징인 이 식물은 “스타 자스민”으로 불리는 덩굴식물이에요. 향기가 굉장히 진하고 멀리서도 느껴질 정도입니다. LA에서는 울타리나 벽을 따라 많이 키우죠.연분홍: 덩굴 장미 (Climbing Rose)
보라색: 페트레아 볼라킬리스 (Petrea volubilis, 흔히 Queen's Wreath 또는 샌드페이퍼 바인이라 불림)
연분홍 장미와 함께 섞여 자라고 있는 보라색 별꽃 같은 덩굴은 페트레아라는 열대성 식물이에요. 이 조합은 흔하지 않아서 시각적으로 굉장히 인상적인 울타리를 연출합니다.앞: Golden Duranta (Duranta erecta 'Gold Mound')
뒤: 극락조화 (Strelitzia reginae)
눈부신 노란빛 관목은 ‘골든 듀란타’로, 잎 자체의 색이 강해서 멀리서도 확 눈에 띄어요. 뒤쪽에는 주황색 꽃이 피는 극락조화가 잎 사이로 보입니다. 이 조합은 드라이 가든에서도 흔한 LA 정원 스타일입니다.
매일 지나치던 길에서 발견한 작은 기적들. 이제 산책할 때마다 어떤 새로운 꽃을 만날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