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박 9일간의 멕시코 선교여정 마지막 날, 과달라하라의 역사와 차팔라 호수의 평온함 속에서 경험한 특별한 하루. 여행기와 맛집 리뷰까지 함께 담은 감성 기록."
선교 여정의 마지막 날, 저는 멕시코의 두 얼굴을 만났습니다. 역사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과달라하라와 평온한 아름다움을 품은 차팔라 호수. 8박 9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경험한 이 특별한 하루를 나누고자 합니다.
역사가 흐르는 도시, 과달라하라
1542년 스페인의 손길로 탄생한 과달라하라는 멕시코 서부의 심장부로, 식민지 시대의 화려한 유산과 독립의 열정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마리아치의 경쾌한 선율이 울려 퍼지는 거리와 웅장한 식민지 건축물들은 이 도시의 찬란했던 과거를 증언합니다.
과달라하라에서 차팔라로: 잊지 못할 이동 경험
4월의 멕시코는 뜨거웠습니다. 과달라하라에서 차팔라 호수로 향하는 약 50km의 여정은 예상보다 훨씬 더 강렬한 경험이었습니다. 우리가 탄 미니버스는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았고,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뜨거운 바람만이 우리의 유일한 위안이었습니다. 7명의 한국팀원들과 2명의 이곳 선교여행에 함께 참여했던 일행과 8일간의 선교 짐들로 가득 찬 차 안은 마치 작은 오븐과도 같았습니다.
"오늘 기온이 87 도(30도)를 넘었다던데요, " 한 팀원이 말했습니다.
"창문을 더 열까요?" 운전석 옆에 앉은 분이 제안했지만, 이미 창문은 끝까지 열려 있었습니다.
빽빽하게 들어선 건물들 사이로 도로를 따라 달리며, 과달라하라의 번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차팔라로 향하는 풍경이 서서히 변화했습니다. 도시의 소음과 혼잡함이 점차 푸른 들판과 야트막한 언덕으로 바뀌어갔습니다. 차 안에서는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다들 목에 수건을 두르고, 졸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묵묵히 견디고 있었습니다.
"벌써 8일이나 지났네요. 마지막 날인데 호수 구경하러 가다니 좋아요, " 옆에 앉은 집사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이렇게 좋은 기회가 어디 있겠어, " 남겨진 선교여행에 참여했던 이곳 사람들에게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었지만, 그래도 과달라하라를 조금 더 볼 수 있음이, 느낄 수 있음이 좋았습니다.
창밖으로 지나가는 다채로운 멕시코 거리의 풍경들 - 알록달록한 가게들, 길가에 늘어선 노점상, 오래된 교회 건물들 - 을 바라보며 이 여정의 마지막을 감사함으로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평온의 호수, 차팔라에 도착하다
약 1시간의 여정 끝에 도착한 차팔라는 그 더위와 피로를 잊게 할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비옥한 땅과 풍부한 수자원으로 예로부터 토착 부족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이곳은, 19세기말부터 그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휴양지로서 명성을 쌓아왔습니다.
"와, 정말 아름답네요!" 차에서 내리자마자 김 집사님이 탄성을 질렀습니다. 모두가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런 곳에서 선교 여행을 마무리하다니, 하나님의 은혜예요, " 다들 감사한 마음으로 식당으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차팔라의 맛과 소리를 만나다
점심을 위해 들른 곳은 호숫가 Paseo Ramón Corona 거리에 자리한 해산물 레스토랑 'La Palapa del Guayabo'였습니다. 주소는 Paseo Ramón Corona 77, Centro, 45900 Chapala이며,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맛집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야자수 잎으로 지붕을 덮은 너른 공간은 현지인들의 활기찬 웃음소리와 풍미 가득한 음식 향으로 가득했습니다.
"7 테이블로 부탁합니다, " 아르헨티나 출신 내외분이 자리안내를 부탁했고,
"호수가 보이는 자리가 있으면 더 좋겠네요, " 누군가 덧붙였습니다.
테이블을 가득 채운 '해산물 & 고기 믹스 플래터(Botana Mixta)'는 약 800페소(한화 약 6만 원)로, 12명이 넉넉히 나눠 먹기에 충분했습니다. 신선한 해산물과 다양한 고기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이 풍성한 메뉴는 선교 여행의 마지막을 축하하기에 완벽했습니다.
"이 소스가 정말 맵네요!" 나는 놀라며 물을 급히 마셨습니다.
"그래도 정말 맛있어요. 한국의 매운맛과는 또 다르네요, " 옆자리의 최 권사님이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특히 뜨겁게 끓여진 '몰카헤테 해산물 구이'는 매콤한 소스와 신선한 재료의 조화가 일품이었습니다. 개인당 약 120페소(한화 약 9천 원)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테이블마다 비치된 다양한 'CHAPALA 핫소스'와 바삭한 '토스타다'는 식사에 진정한 멕시코의 맛을 더해주었습니다.
식사 중 레스토랑에서 울려 퍼진 마리아치의 연주는 우리의 경험을 더욱 풍요롭게 했습니다. 과달라하라를 중심으로 발전해 온 마리아치는 멕시코의 혼이 담긴 문화 아이콘으로, 노래를 청하면 50페소(한화 약 3,800원)의 팁을 주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기억에 새겨진 마지막 순간들
레스토랑 밖에서는 어린아이들을 태운 조랑말이 호숫가를 한가롭게 거닐고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사람들과 함께해 온 이 소박한 풍경은 차팔라의 평화로운 분위기와 완벽하게 어우러졌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왔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 나 집사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다음에는 가족 선교 여행으로 오면 어떨까요?" 이 권사님이 제안하셨고, 모두가 동의하듯 웃었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과달라하라의 역사적 숨결과 차팔라의 평온한 아름다움을 함께 경험한 이날은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활기찬 도시와 고요한 호수, 그리고 그 속에서 만난 따뜻한 미소들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8박 9일간의 선교 여정을 마무리하며 차팔라 호수의 잔잔한 물결처럼, 그날의 평화로움이 제 마음속에 오래도록 머물기를 바라며 일상으로의 귀환을 준비했습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오르자, 어느새 피로감이 밀려와 여정의 끝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멕시코의 뜨거운 열정과 차팔라의 평화로운 아름다움이 깊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 감성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LA 감성 문화 체험] 찬양 콘서트 같은 예배 – Oasis Church & Hillsong 체험 후기 (6) | 2025.04.08 |
---|